양적완화 축소 이후 금가격 출렁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돈풀기를 서서히 줄여나갈 것이라 밝힌 것이 금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면서 2011년 8월 금값은 온스당 1900달러 선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가 역전됐다.

미국 ii트레이더의 빌 바룩 투자전략가는 "금은 더이상 인플레이션 헤지용 수단으로서의 매력이 없다"며 "양적완화 축소로 물가 오를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15일 33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던 금 가격은 5월 한 달간 1400달러 선 안팎에서 거래되다 이달 들어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언급한 것이 영향이 컸다. 최근 3개월 새 금 가격은 23% 하락했다.

금값 하락으로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주가가 떨어지면서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금 가격이 내려가자 ETF 운용사들이 금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 시장조사업체 인덱스유니버스에 따르면 올해 초 각 ETF가 보유하고 있던 금 보유 규모는 720억달러였는데, 현재는 390억달러를 밑돈다. 이날 하루에만 6억67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HSBC의 짐 스틸 원자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하락은 거대 금ETF 상품에서 유동성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발생한 것"이라 설명했다.